단조로운 일상의 달달함

오늘은 낮 기온이 34도다.
몽골 와서 가장 더운 날이다.
쨍쨍한 햇살이 습기를 다 빨아들여서 모든게 바삭박삭하다.
하루하루를 단조롭게 보내고 있다.
느지막하게 일어나 아점을 차려 먹는다.
토스트 아니면 마가린과 간장에다 밥을 비벼서 먹는다.
식당 사장님이 김치를 세 종류나 큰 통에 담아주어서 밑반찬이 든든하다.
3시쯤이면 늘 가는 Tom n Toms 커피숍으로 출근한다.
젊은이들이 노트북 들고 와서 죽 때리는 스터디 카페 분위기다.
나도 노트북 켜고 5~6시간 죽 때리기에 이 곳이 부담없어서 좋다.
눈치 않보고 몰입(沒入)의 순간을 누릴수가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를 주문한다.
7,100투그맄(2,800원)인데 돈을 낼 때 마다 헤맨다.
몽골은 동전이 없다.
종이돈만 쓴다.
색갈과 모양이 비슷하다.
두 달 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돈 낼 때 마다 헷갈린다.
모자라게 낼 때가 많다.
가끔은 오 천이나 만 투그맄을 오백이나 천 투그릭으로 착각해서 더 내기도 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잘못 계산했다며 돌려준다.
착하다.
몸만 몽골의 카페에 앉아 있다.

머리와 가슴은 1년 전의 아프리카 여행지로 시공간 이동을 해버린다.
초원과 사막 그리고 폭포와 습지의 어딘가에 가있다.
사자, 표범, 코끼리, 코풀소, 버팔로, 자칼, 하이에나, 제브라, 기린, 원숭이, 플라맹고도 만난다.
내가 가서 직관한 Africa는 Hip-frica였다.
개성과 열정과 매력이 가득한 땅이었다.
아프리카는 아프리족이 사는 땅이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됐다.
직접 가보니 힙한 사람들이 사는 땅이었다.
그래서 나는 Hipfrica라고 부른다.
돌아와서는 夢프리카가 되었다.

자주 힙프리카 꿈을 꾼다.
강렬한 리듬, 화려한 원색, 격렬한 댄싱,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웃는 아프리카노의 하얀 이빨, 서사를 품은 대자연, 약육강식의 법칙에도 불구하고 여유로운 동물들, 슬픈 역사 까지 ~
매일매일 꿈꾸듯 아프리카를 노트북에 퍼담고있다

아이스 커피와 노트북만 있으면 날밤도 새울수 있을것 같다
몽골의 카페는 거의가 9시면 문을 닫는다.
늦게 까지 문을 여는 카페는 맥주와 커피를 함께 파는 곳 뿐이다.
예전에 한국은 주다야싸(주간 다방.야간 쌀롱)가 많았썼썼지~
저녁은 괜찮은 식당을 찾아가서 한끼는 제대로 챙겨서 먹는다.
최근에는 중국집 쟁반 짜장과 칠리 탕수욕을 별식으로 먹은게 가장 맛났다.


저녁을 먹고 귀가하는 길은 일부러 한 시간 정도 돌아서 간다.
저녁에는 날씨가 선선해서 걷기 좋다.
만보 걷기가 나의 유일한 운동이다.
집에 들어가면 영화나 드라마 몰아보기 삼매결(三昧境)에 빠진다.
5박6일 바쁘게 찍고 가는 관광객들이 보면 미쳤다고 하겠지?
몽골까지 와서 유트브나 보다니 어이없겠지?
아무래도 괜찮다.
나의 여행은 현지인처럼 여유롭게 살아보기니까.
가끔 출출해질 때가 있다.
라면을 삶아서 국물은 버리고 면만 찬물에 씼는다.
참기름과 초고추장과 참깨를 넣어 ‘비비면’을 만들어 먹는다.
요게 완죤 꿀맛이다.
맛을 음미할 겨를이 없다.
그냥 폭풍 흡입이다.
다행인건 혈당도 올라가지 않고 뱃살도 찌지않는다는거다.
마음이 편하면 몸도 편해진다는 썰이 맞는것 같다.
느리느릿 게으르게 살지만 만족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