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은 걷기

오리엔탈 민도로 섬의 푸에르토 갈렐라로 왔다.
비로소 제대로 된 필리핀을 만났다.
세부, 마닐라, 클락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
창 밖으로 바다가 바로 내려다 보인다.

테라스가 맘에 든다.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고 글도 쓴다.
주로 바다멍에 빠져서 지낸다.
그냥 이대로 오래 있고 싶다.

해가 질 무렵 바닷가 산책을 나간다.
바닷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준다.
날씨와 시간에 따라 물 빛이 달라지는게 신기하고 재미있다.
숯불 바베큐 굽는 냄새가 풍겨온다.
꼬치 바베큐와 산 미겔 라이트 한 병을 산다.
숙소로 돌아와 테라스에 밥상을 편다.
파아란 바다도 초대한다.
오메 죽이는거~
맥주 한 병에 짜릿해진다.

인생 뭐 별거 있남.
소확행을 누리면 된거지.
웃통을 벗고 먹어야만 제 맛이 난다.
시원한 바닷 바람이 불어줘야만 분위기가 산다.
바다란 넘이랑 함께 홀짝홀짝 마셔야만 흥이 난다.
기분이 업이 된다.
잠시 착각과 망상에 빠진다.
ㅎㅎ 나는 자유인(自由人) 이여~

갑자기 엘비스 프레스리가 떠오른다.
영화 내일은 없다(It's Now or Never)도 소환한다.
신나는 음악과 춤도 없는데 말이다.
마음 속으로 흔들었다.
어쨋든지간에 You only live once 아니겠어?
암튼 어제 밤에는 한번도 깨지 않고 꿀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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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사의 하루>

하루 종일 걸었다.
살방살방~
야자수 숲길과 예쁜 바닷길
민도로 섬 올레 올레~
나는 걷사다.
나의 여행은 걷기다.

인생도 걷기다.
걷기를 멈추면 그 때 나는 죽는다.
걸생누사!
길을 잘못 들었다.
덕분에 차도 들어가지 못하는 산 속 마을을 보았다.
잘못 든 길에서 기대하지 못한 새롭고 특별한 추억을 얻는다.
짜여진 일정에 따라가는건 재미 없다.
우연히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이 찐재미가 있다.
너무 멀리 나갔다.
올 때는 트라이시클을 탔다.
뿌듯뿌듯~

싸움닭 키우는 곳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