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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쇼에서 만나는 ‘개의 판’과 ‘개판’<下>

글쓴이 : 김치김 날짜 : 2015-04-13 (월) 22: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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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쇼(Dog Show)에 갈때 마다 느끼는 것은 경기에 참가하는 이들은 물론이고 관중들마저 순위와 등수에 예민하게 반응하는것 같다. 하지만 정작 독 쇼의 재미랄지 즐거움은 대회가 아닌 벤칭(Benchig)이라고 불리는 대기실에서 찾을 수 있다. 후보선수들이 화려한 이브닝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고치고 하는 풍경들은 꼭 미인대회에서만 있는 풍경(風景)이 아니다. 심사를 앞 둔 애견들의 대기실 역시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애견 한마리당 두세명의 미용사가 붙어서 여기저기 다듬고 매만지고 털을 빗기는 모습 속에서도 초를 다투는 긴장감과 수상에 대한 기대감 내지는 흥분이 절묘하게 뒤섞여진 분위기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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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자체를 관람하지 않더라도 당락(當落)을 점칠 수 있는 곳이 대기실이라고 한다. 전혀 근거없는 말이 아니다. 심사를 목전에 두고 수상 가능성이 높은 견일수록 미용사는 물론이고 조련사, 주인, 후견인들 까지 가세해서 사람들이 유독 북적거리는데 이는 그만큼 애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며 우승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증(反證)하고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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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숫자만으로 가늠하기가 어렵다면 조련사(調練師)를 주의깊게 보면 알 수 있다. 경험과 연륜 있는 핸들러가 선택한 애견은 두말할것 없이 등수에 뽑힐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뜻으로 유명 핸들러가 맡은 애견들은 거의 예외없이 순위에 들어 본선을 지나 최고의 애견으로 뽑히는 경우를 보았다. 그렇다보니 한 조련사가 해를 걸러 연거푸 결선에 올라오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전문 조련사들은 경력과 명예를 중시해서 선택에 신중을 기하느니만큼 유명한 핸들러 뒤에 참피온 독(Dog) 후보가 있다고 봐도 틀린말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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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로도 모르겠고 핸들러로 파악이 안된다면 미용사들을 보라고 한다. TV 방송이나 사진찍을 일이 많을거라고 나름 예상(!)하는 이들은 한껏 멋을 내고 화려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화려한 미용사 뒤에는 맵시있는 외모를 갖춘 애견들을 늘 볼 수 있었다. 자신감이 충만한 콧대높은 미용사를 보거나 심사를 앞두고 애견을 사람들로부터 격리(隔離)시키는데 초긴장을 하는 미용사들을 봤더니 놀랍게도 나중에 거의 순위 안에 든 경우가 많았었다.

 

독쇼의 대기실은늘 그렇듯 덥고 탁하며 시끄럽다. 창문하나 없는 밀폐(密閉)된 공간에서 발 디딜틈 없을 정도로 구경나온 인파들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어마어마하고 애견들의 풍성한 볼륨을 위해서 아낌없이 뿌려대는 헤어 스프레이 양도 정말이지 장난이 아니고 손질하면서 나온 엄청난양의 개털들 또한 공기를 혼탁(混濁)하게 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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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은 어떤가. 최고에 속하는 애견들 앞에서 넘치는 감탄사와 쏟아지는 웃음 나아가 끝도 없는 질문들로 해서 시끄럽기 짝이 없다. 게다가 애견들을 식혀주기 위해서 틀어대는 수많은 환풍기 소음과 성능좋은 헤어 드라이어기 수십여대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을땐 좀 과장되게 표현해서 비행기 이륙직전 프로펠러가 돌아갈 때 내는 소음(騷音)과 별반 차이가 없게 느껴진다.

 

대기실이 재미있긴 하나 두세시간 이상 버티기 어려운 이유는 이같은 공기와 소음때문이다. 말할것도 없이 순서를 기다리는 후보 견들 또한 생리현상을 해결하러 나가는 몇분간을 제외하곤 다시 좁디좁은 철창살에서 꼼짝없이 갇혀 있어야 하다보니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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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드렁해 보이는 표정을 보노라면 독 쇼는 사람들에게만 재미있을뿐 개들에게는 그리 즐겁지 않고 괴롭기 짝이 없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진정으로 자신이 키우는 애견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은 대기실에서의 고역(苦役)때문에라도 독 쇼에 나설 엄두조차 못낸다는 말이 때론 설득력있게 들린다.

 

무대에 나갈 차례가 되면 애견들의 털 손질이 시작되는데 마치 동네 미장원이나 네일살롱에 온듯한 착각(錯覺)을 일으키게 한다. 머리는 뭔가로 둘둘 말아져 있고 앞발톱 뒷발톱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작은 양말같은 것을 신기고 사진촬영을 위해 예쁜 핀과 리본으로 장식들을 한 모습이 때론 코믹하고 웃음을 자아낸다. 더욱 재미난 것은 시크한녀석들의 표정인데 그렇게 싫어하는 바람 그것도 헤어드라이어기의 뜨거운 바람을 사정없이 얼굴과 귀로 맞아도 싫다는 내색 한번 없다. 그뿐이 아니다. 미용상 도움이 안된다 싶으면 수염을 사정없이 뽑아도 아뭇소리 못내고 있다. 앞발과 뒷발 손질할때는 미용사가 '만족할 때까지' 내어주고 있으며 날카로운 철 브러쉬로 빗어제끼는 털손질도 능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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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는 외모 가꾸는 일 외에도 침을 닦아주느라 정신이 없다. 견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형견들은 수시로 흐르는 줄줄 흐르는 침을 바로바로 제때 닦아내지 않으면 몰골이 바로 엉망이 되버리기 때문에 아주 신경써서 주둥이를 사정없이 닦아내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 닦는 행위만 제외한 모든 일을 하다보니 보기좋고 폼나게하기 위해선 참아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은게 바로 쇼 독(Show Dog)의 팔자이다.

 

쇼 독으로 점찍히면 기본적으로 미용에 길들여지다보니 습관처럼 보이기도 하고 더러는 즐기는 모습도, 때론 포기한 모습도 보인다. 생판 모르는 이들이 다가와서 머리를 쓰다듬고 귀를 잡아다니고 목덜미를 쓸어내려도 짖거나 짜증내지 않고 육중한 카메라로 들이대는 카메라세례도 우아하게 받아야 하고 눈이 아플 정도의 밝기인 플래쉬가 팡팡 터져도 자세를 흐트려도 놀래서도 안되는 것이 기본 매너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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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쇼 독이라는 숙명(宿命)을 일치감치 받아들이는 행동이나 표정을 보면 비록 동물일지라도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대기실에서 제일 코믹한 것은 지나가는 구경꾼들을 하나같이 훓고 있는 녀석들도 있는데 그럴때마다 독쇼에 내가 와 있는지 애견들을 위한 '사람구경 쇼'에 다양한 인종의 하나로 내가 참가하고 있는지 자못 헷갈린다. 그만큼 쇼 독은 동네에서 만나는 개들과 달리 달리 어떤 경지(境地)를 넘어선 모습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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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상황은 또 있다. 쇼 독들은 신기하게도 지들끼리 킁킁거리지도 않고 관심도 두지 않고 '소 닭보듯 한다'. 사람들에게 오래 길들여진 탓에 본성내지는 습성조차도 잊은것은 아닐까 여겨지면서 이미 오래전 쇼 독으로 삶이 정해진 순간부터 그들 스스로 신분이 달라진 것을 터득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답답한 실내, 소음, 탁한 공기 이런것들이 대기실안의 쾌적하지 않은 환경이긴 하지만 짜증은 나지 않는다. 협소한 공간이니 그러려니 싶고 개털이 사방으로 흩날려도 또, 개냄새로 온통 범벅이 되어도 그러려니 한다. 위에서 열거한 대기실의 풍경에서 보이는 모습들은 말그대로 '개의 판일 뿐 개판은 아니다'. 정작 개판은 다음과 같은 상황일 때 여지없이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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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면서 인종차별(人種差別)이 심하고 백인 우월의식이 강한 지역에서는 유색인종 대하기를 집에서 기르는 애견보다도 못하게 한다는 말을 종종 듣기도 한다. 말도 안되는 표현으로 자조적인 말이긴 하나 틀린말도 아니라고 느끼는 이유는 독 쇼에서 보는 꼴불견들 때문이다. 가끔 자신의 애견을 끔찍히 챙기는 나머지 사람들에게 무례한 행동이나 상식밖의 대응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인종적인 독선(獨善)이 감춰지지 않고 드러나는 경우들이 있다. 독 쇼 자체가 여유있는 유럽인들이 시작했고 참가자 거의가 백인이며 클럽회원도 백인들 일색이고 진행요원들 역시 백인이라서 그런지 뭐랄까 아직도 백인의 전유물(專有物)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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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이 넘은 쇼답게 대회방식이나 행사진행은 연륜이 느껴질 정도로 매끄럽고 원활하지만 대기실 속에서 보게 되는 참가자들이 보이는 우승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오는 안하무인(眼下無人) 행동이나 동물사랑을 빙자(憑藉)하여 돈에만 혈안이 된 이들의 셈을 볼라치면 눈쌀이 찌푸려지는것은 어쩔 수 없다.그럴때마다 나도 모르게 내뱉는 말은 '이거 완전 개판이구만'이었다.


Scott Sommer씨.  2012년도의 챔피온 독의 주인이자  베테랑 핸들러..jpg

▲ Scott Sommer씨.  2012년도의 챔피온 독의 주인이자  베테랑 핸들러


 

대회가 끝난 후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밀고 밀치고 하는 몸싸움이 벌어지곤 했던 각축전(角逐戰) 양상이 무대 앞에서 벌어지는 개판이었다면 무대 뒷편 대기실에서 드러나는 몰상식한 행동이나 애견을 인간의 상위 개념 쯤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을 보면 또 다른 의미의 '개판'이 아닌가 여겨진다. 멋모르고 얼떨결에 독 쇼까지 왔다는 한 참가자는 '생리를 몰랐으니 여기까지 왔지 알고는 못할 일'이 바로 독 쇼 라고 했는데 아마도 상상이상의 요지경(瑤池鏡)인 경우가 많다는 것으로 내겐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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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장하는데 미용사의 엄청난 시간과 정성을 요하는 kommodor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기를 재주가 있고 똘똘한 애견이 챔피온으로 뽑히는 줄 알지만 유전적 혈통을 검증받은 애견이 나올 수 있도록 교배자(Breeder)의 역할과 열과 사랑을 쏟아야 하는 주인(Owner), 재정적인 도움을 줄 투자자(Investor), 노련한 조련사(Handler), 능력있는 미용사(Groomer)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들었다. 미인대회 나가서 우승하는 것보다 힘든것이 독 쇼 라고 하는것을 보면 '낙타 바늘 구멍에 들어가기' 가 따로없는 모양이다.

 

 

비글종이 심사를 받고 있는중. 얼굴에 있는 수염이 하나도 남아있질 않다..jpg

▲ 비글종이 심사를 받고 있다. 얼굴에 있는 수염이 하나도 남아있질 않다.


그만큼 챔피온 자리는 '넘사벽'이라는 이야기고 태어나기 이전부터 계획되어지고 꾸준히 만들어서 관리되어야만 가능한 자리이며 '빈독에 물붓기 식'으로 재정적인 후원 없이는 언감생심(焉敢生心) 꿈도 못꾸는 자리가 '쇼 독'이라고 들었다. 140 여년 된 권위있는 독 쇼에 참가했다는 경력 한 줄이라도 박으려면 일년에 수많은 커뮤니티, 타운에서 치르는 크고 작은 쇼에 참가해서 입선한 수상경력들이 줄줄이 있어야만 가능한데 1회당 최소 5천불에서 만불이 넘는 경비가 소요된다. 1년동안 참가하는 대회가 100개 라고 유추했을때 얼마가 나오는지 가정해보면 똘똘한 애견 한마리 있다고 호기롭게 기분으로 나서볼 수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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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견 미용사의 화장도구함
 

미국의 갑부였던 제이피 모건(J P Morgan)1800 년대 후반 현재가치로 100 억 이상을 들여 영국에서 최고의 애견들과 조련사를 데려왔지만 아내의 성황에 못이겨 2년도 채 못되어서 십분의 1도 안되는 헐값에 팔아버렸다고 한다. 많은 갑부와 연예인들이 앞다투어 애견들을 그들의 마스코트처럼 자랑한다. 마샤 스튜어트가 독쇼에서 우승한 최고의 차우차우(Chow Chow)를 가지고 있고, 코미디언 빌 크로스비(Bill Crosby) 역시 수상경력이 화려한 애견을 가지고 있으며 패리스 힐튼은 손바닥 안에 들어가는 초소형 애견을 거금을 들여 사서 마스코트 처럼 넣고 다니며 자랑하고 있다. 하나같이 동물에 대한 극진한 사랑이라고 떠들지만 어쩌면 인간의 과시욕(誇示慾) 내지는 명예욕(名譽慾)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독 쇼는 말 그대로 쇼일 뿐이고 사업이며 일반 애완견들과는 다른 삶이다. 진심으로 애완견을 가족처럼 여기고 아끼면 쇼 독으로는 절대 만들 수 없을 것 같다. 쇼 독으로 살아가는 것이 겉으론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실상은 견공의 자유를 박탈(剝奪)당한 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독 쇼는 인간의 감성을 상대로 한 개를 빙자한 인간들의 잔치라고 하는 말도 수긍(首肯)이 가면서 일리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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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실에서 서로 만져보고 싶어하는 쇼 독들


개쇼에 갈 때 마다 궁금한 것이 있었다. 사람들은 왜 ''라는 단어를 명사 앞에 붙여서 부정적으로 쓰는걸까?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좋은 것이 아닌 것, 엉터리이거나, 졸속 내지는 엉망인 것, 함부로 되어 있는 것을 뜻할 때' 개라는 접두어를 붙여 쓴다고 한다. 예를 들면 진짜가 아닌 것을 뜻하는 '개살구', 헛된 허망한 꿈을 뜻하는 '개꿈', 쌀로 빚어야 하는 떡을 밀가루로 빚었을 때 부르는 '개떡'등이 있으며 이치에 맞지 않은 행동이나 말을 일컬을 때 쓰는 '개수작',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두고서는 '개소리', 험하고 사나운 팔자를 뜻하는 '개팔자', 언행이 속되고 더러운 경우를 뜻하는 '개차반'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요즘 들어서는 인터넷 상에서 '개맛있음' '개무시' '개웃김' 등등 뜻을 강조하거나 또는 비꼴때 내지는 어감의 재미를 들어 나이가 적은 연령층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추세(趨勢)이다.

 

자신을 애견인으로 소개한 어떤 이는 SNS를 통해 한 웹사이트 상에서 '' 라는 접두어의 남발로 해서 심기(心氣)가 불편하다며 개가 인간과 더불어 살면서 얼마나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지 모르는 이 싯점에 어찌하여 사람들은 모든 부정적인 의미에 개를 붙여대는지 당췌 이해할 수가 없다며 견공들을 싸잡아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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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챔피온

나 역시도 접두어가 개()를 뜻하는 줄 알았다. 한 예로 욕설로 쓰는 '개새끼' 라는 단어에는 '개의 새끼'라는 의미가 아니라 '하는 짓이 더럽거나 행동거지가 좋지 못한 남자를 이르는 비속어를 이른다. 다시말해, ''와 포유류의 동물인 ''는 동음이어(同音異語)로 관련이 없는 별개의 낱말이라는 것이며 ''는 접두사 ''이지 포유류의 동물인 ''가 아니라는 뜻이다. 배라는 발음에 먹는 배, 타는 배, 사람의 배 이렇게 뜻이 다르게 쓰이는 것처럼 말이다.

 

예전부터 개는 인간의 역사이래 같이 살면서 집을 지키거나 목장의 가축들을 몰거나 지역적으로는 식용으로도 써 왔지만 시대가 달라진 지금은 가족의 구성원으로, 삶의 반려견(伴侶犬)으로, 맹인의 길라잡이 견으로, 환자들을 치유하는 심리치료견으로, 재난현장에서는 구조견으로, 군의 수색견으로, 공항에서는 마약 탐지견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비록 동음이어 일지라도 어찌되었거나 듣는 개 입장도 배려(!)해서 ''라는 접두어의 남발(濫發)과 오용(誤用)은 자제되었으면 한겠다. 개들이 모여 대회를 벌이는 자리 즉, 개의 판을 벌리는 곳이 독 쇼인 만큼 뒤죽박죽 엉켜서 답이 안보이는 뜻으로 쓰는 '개판'이 아닌 '개의 판'으로만 비쳐졌으면 좋겠다.

 

'개판''개의 판'은 비슷해보이나 의미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이나 다르다. 하지만 여전히 무슨말인지 헷갈리는 이가 있다면 이해를 돕기 위해 영화 한편을 '강추' 한다. 워너 브라더스에서 만든 2000년도 작품으로 웨스트 민스터 캐널 클럽 독쇼를 100%풍자한 내용이지만 한편으로는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여겨질 정도로 인간군상(人間群像)의 심리묘사나 독 쇼에 관한 상황묘사가 적나라하고 사실적이다. 영화만으로는 어디서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실제인지 감을 잡을수가 없다면 날잡아서 독 쇼의 무대 뒷편에 하루종일 가보길 권한다. 그러면 '개들의 판'이라고 볼 수있는 개쇼에서 과연 무엇을 일러 '개판'이라고 일컫는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아 참, 영화 제목은

'Best in 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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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Figure Croquis 2015 종이에 물감 설명/독 쇼에 나오는 쇼 독들을 심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자세이다. 언제 어디서나 흐트러짐 없는 반듯한 자세 없이는 기본적으로 쇼 독이 될 수 없다. 모델의 단아하게 갖춰 앉은 자세에서 독 쇼의 분위기를 유추해 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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