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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는 10세때 어린 동생 "세 마리" 를 데리고 뉴욕땅에 먼저 오신 부모님과 상봉하러 "억지로" 이민을 왔다. 수원 꼬마 대장부가 이태리계/독일계 이민자가 많이 사는 이국땅에서 성장해 초/중/대에서 20년 동안 교직생활을 했다. 늘 개혁하고, 창작하고, 발전하고, 실천적인 삶을 추구하며 편지를 통해 생의 활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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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사랑을 했는데...”

글쓴이 : 김은주 날짜 : 2012-05-29 (화) 00:02:32

은주에게,

"옛날 옛적에 사랑을 했는데..." 라는 노래를 열심히 듣고 있다. 왠지 양희은이 부르는 노래들은 참으로 가슴을 적시고...진정한 내 마음을 말하는 것 같아서 그의 노래들을 사랑하게 되었지. 이제는 아침에 소리꾼 장사익과 양희은의 노래들의 link 시켜 들으며 감성에 푸욱 빠진다.

나도 "옛날 옛적에" 경험한 사건들이 참 많은데...그 경험들이 10년, 20년, 30년이 지난 오늘까지 상세히 기억나고..그 경험으로 인해 내 인생의 반죽이 보이는 것 같다...

옛날 옛적에 네가 한국에 동포 고등학생으로 갔을 때 경험과 느낀 점..그리고 그 경험이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왔는지..아니면..별 연관이 없는데 그냥 지금 무엇을 끄집어 내고 싶은 것인지...

 


사춘기 소녀가 되어...처음으로 고국을 방문하면서..많은 충격적인 일들을 기억한다. 그로 인해 기사를 읽거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아 내 조국이라는 곳이 이런데 구나.." 하고 아직도 실망을 더 많이 한다.

물론 鄕愁(향수)에 빠져...내 조국을 그리워 할 때도 있었지. 하지만, 이제는 미국에 훨씬 오래 살아서인지..아니면 내 조국이라는 나라가 나와 별 상관없는 어느 외계인의 나라로 변한 것 같아 마음이 닿지 않는 것인지..그냥 "조국, motherland, homeland" 라는 개념이 이젠 나에게 없어진 것인지...많은 이민자들이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지...한 번 생각해야 할 것 같다.

 


30년전 한국에 갔을 때, 제일 크게 놀란 것은 너무나 貧富(빈부)의 차이가 심했다는 것이다. 정말 가난한 사람들은 Africa 나 어느 먼 나라에서 경험하는 것처럼...물만 마시고 사는 것 같았다...어떤 한국의 전 "대통령"은 물까지 수입해 마셨다는데 (공기는 수입 안했나?) ...물밖에 마실 것 없는 가난에 쩔은 사람들을...난 많이 보았다.

농촌이 사라지기 시작했고..농촌 사람들은 할 일이 없어지고...짝도 찾지 못했고..사기사건만 늘어나고..먼 친척 어느 삼촌뻘 되는 사람은 여자에게 사기 당하고 자기 선친 산소에 가서 농약을 먹고 자살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얼마나 절망에 빠졌으면...그렇게 생을 막을 내려야 했을까?

 


지금도 생각난다. 어느 taxi 기사가 지나가면서.."옷 입고 다니라 이년아!" 하면서 아주 흉칙한 辱說(욕설)을 퍼부었지. 그 때 아마 난 반 팔 차림이었던 것 같다. (여름이라). 특별히 노출을 한 것도, 요란하게 입은 것도 아니었다. 그냥 정장을 안 한 teenager 였는데...난데없이 어느 taxi 기사가 욕설까지 퍼부으면서 "옷 입어라..." 하는 말은 참 충격적이었다.

오래간만에 온 고국에서 "옷 입고 다녀라..이년아!" 라는 말을 듣는 나는 어떠했을까? 왜 그렇게 한국인들은 겉모습만 번지르하게..포장하는 사회가 되었을까? 내가 아는 어떤 분도..자신의 부모님(80대)이 한국에 근 40년 만에 가셨는데...(Argentina 로 이민했다가, 미국으로 도미하신 분들) 질색을 하고 다시는 한국에 안간다고 하셨다. 이유는, 양복 정장을 하고 다니지 않으면 인간 대접도 못 받더라는 것이다.

많은 한국인들은 단순한 바보들로 변했다. 겉모습이 그렇게도 중요한가? 먹을 것이 없어도, 명품은 입고, 신고, 차고, 얼굴 깎고... 정장은 꼭 차려입고 다녀야 사람들이 괄시를 안하나?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하루는 등산복 차림 (평소에 똑같이 uniform 처럼 입는 등산복 말고..내 개성대로) 으로 서울길을 해매며 다녔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길을 물었다. 한국어로 물어봤다. 그들은 내 말을 알아들으면서도 다 무시했다. 그냥 거지 취급을 한 것이다.

무시당한 후...조금 마음을 가다듬고...영어로 질문을 했다. 똑같은 옷차림으로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자 "거지 취급" 했던 사람들이 내 질문에 귀를 귀울였다. 속으로 “Wow... 여기가 한국인가 미국인가..왜 이렇게 한국사람들은 외국인에게 관대하고 자기나라 말하는 한인들은 인간취급도 안 하나..정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Wow...이 나라 무슨 나라야?”

 


미국에서 Miss Kim Lilac 이라는 꽃도 "김 씨" 성을 땄는데...진짜 김 씨인 내가 한국어로 사람들에게 방향을 물어봤을 때는 완전 무시하고 영어로 질문하니 도와주려고 애를 쓰던 장면...참으로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는지...

이런 일도 있었다. 시장에서 어떤 남자 (남편/남자친구)가 한 여인을 마구 구타하는데...구경난 것처럼 아무도 그 여자를 도와주지 않았다. 무슨 씨름판 벌린 것처럼..빙 둘러 앉아 구경만 했다. 여자가 남자에게 구타당하는 것을... 난 teenager (동포)였지만 이 꼴을 보지 못해...끼어들어 그 남자를 말리려고, 그 여자를 데리고 나오려 하다가 나도 맞고...함께 간 사촌언니에게 심하게 혼나고 사촌언니 집에 와서 목을 놓고 울었다.

내가 맞아서, 아파서 운 것은 아니다. 내 모국이라는 나라가 野蠻(야만)의 나라라는 것을 느끼고 울었다. 그것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무슨 희열감을 느끼나? 아주 sadistic 한 민족인가? 일제시대에 고문당하고 어쩌구 저쩌구하면서...자신의 여자를 개만큼도 취급 안하는 야만인들...겉만 번드레하게 정장 입고 다니면 무슨 소용인가?

  


진한 진달래 꽃향기가 나는 내 나라...내 조국이 아니었나. 여름엔 진한 아카시아 향기가 진동하는 나라가 아니었나? 가을엔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었나? 계곡마다 시원한 물이 철철 흘러넘치는...인간의 정이 철철 흘러내리던 그런 곳이 아니었던가?

양희은의 노래처럼..."옛날에 옛날에 사랑인줄 알았는데..." 사랑이 아니었고 사람이 아니였나? 한 없이 슬픔에 빠진다. 장사익의 노래처럼..."찔레꽃 향기나 너무 아름다워서 슬피 울고 있나?" 수십년 전 일들인데...지금 생각을 해도..가슴이 소금에 절인 것 처럼 쓰라리다. 그리고 오늘도 한국동포사회에서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옛날 옛날에....그런 한국이 있었는데...진정한 한국이 그런 나라인가? 내 조국은 어디에...내 조국의 의미는 나에게 무엇인가? 옛날 옛적의 일을 가슴 저리게 생각하고 기억하면서...

은주가 은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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