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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는 10세때 어린 동생 "세 마리" 를 데리고 뉴욕땅에 먼저 오신 부모님과 상봉하러 "억지로" 이민을 왔다. 수원 꼬마 대장부가 이태리계/독일계 이민자가 많이 사는 이국땅에서 성장해 초/중/대에서 20년 동안 교직생활을 했다. 늘 개혁하고, 창작하고, 발전하고, 실천적인 삶을 추구하며 편지를 통해 생의 활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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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BOYS-하늘나라에 간 김철원 변호사를 기리며

글쓴이 : 김은주 날짜 : 2012-03-07 (수) 13:17:46

은주에게,

어제 학교에선 흑인문화유산의 달 기념식(BLACK HISTORY MONTH CELEBRATION)이 있었지? 매년 2월엔 미국 흑인들의 헌신을 기념하는 흑인문화유산의 달 그리고 3월은 여성의 달, 5월은 Pan Asian 달..이렇게 여기 미국에서는 “사람과 삶”을 기리고 있지.

김철원 변호사(대학후배) 는 아주 좋은 후배였어. 네가 다니던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나중엔 변호사가 되어 한인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 하다가 돌연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김치 BOYS” 반 쪽, 장석하 변호사에게 듣다니….

김철원(KIM) 그리고 장석하(CH)를 함께 넣어 대학시절 두 사람을 “KIMCHI BOYS-김치보이스” 라고 불렀지? 너무나 그 이름이 재미있어서 모두 깔깔대고 웃고 철원이와 석하가 “짜잔” 하고 나타나면...“김치BOYS 왔냐?” 하면서 재미있게 놀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왜 벌써 철원이가 이 세상을 떠났는지...마음이 아주 슬프다.

 

철원이는 아들 딸 쌍둥이 아빠, 그리고 나는 딸 쌍둥이 엄마라 우리 대학 물을 먹은 사람들은 쌍둥이를 많이 생산한다는 농담까지 하면서 웃고 지냈고...내가 전화하면...아무리 바빠도..“선배...안녕하세요? 신문에서 선배 소식..다른 동창들에게 많이 들어요.” 하면서 늘 너를 반기던 철원이....

그리고 네가 사람들을 많이 알아서...교통사고를 당한 사람들(친정부모도) 철원이에게 소개해 주고...또 함께 THIRTEEN's FRIENDS OF THIRTEEN 에 있는 기관과 퀸즈식물원(Queens Botanical Garden)에서도 일하고, 이명석(대학동창) 퀸즈한인회장과 함께 수석 부회장을 맡고, 플러싱경로센터 이사장..등등 많은 일을 봉사하면서 열심히 살았던 미래의 리더가 먼저 가다니...참으로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건가봐. 그래서 난 늘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산다고 하는데...그렇게 쉽지는 않다.

 

철원이는 늘 웃었어. 그리고 순수했어. 철원이는 늘 남의 입장에서 모든 상황을 보았어. 나는 성격이 급해서 빨리 판단을 하고 빨리 결론을 내리는데 철원이는 늘 “..헌데..선배...이렇게도 볼 수 있잖아요?” 하면서 날 진정시키고 이해시키는 신사였어. 철원이는 재미있는 사람이었어. "김치보이스" 때도 정말 재미있었지. 김치보이스 반쪽인 장석하 변호사도 그렇고. 대학에서 진지한 토론과 공부를 해 온 소중한 대학 후배, 동창, 선배들을 철원이 장례식에서 만났지.

예전에 본 영화 ‘The Big Chill’ 이 생각난다. 동창의 장례식에서 만난 동창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였지. 철원이를 생각하며...‘The Korean Kimchi Boys’ 라는 영화를 누가 만들면 어떨까.

 

철원이는 늘 남을 배려(配慮)했어. 차근차근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일을 했지. 내가 까다롭게 어이없는 말을 해도 다 들어 주었어. 그리고 어른을 공경하는 법도 알았지. 한인사회에서 일 을 하면...앞에서 나서서 나이 자랑만 하려고 하는 어른답지 못한 어른들이 많이 있어서 난 그들과 부딛치곤 했지만 철원이는 어른들을 잘 공경하는 한국인 신사였어. 그도 나와 비슷하게 8살 무렵 미국에 왔고 아주 오랜 이민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인 집안의 자손이었지. 삼촌인가..친척이 OGEN, OH(오하이오 주)에서 태어나 이름이 Ogen Khym 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지. 그렇게 이민 역사가 긴 집안에서 태어난 철원이가 세상을 뜨다니...

 

은주야,

철원이의 죽음을 동창들에게 전화로 알릴 때 모두 숨이 멎은듯(a moment of silence) 엄청난 悲報(비보)에 말을 못했지...그리고 한숨을 쉬면서...벌써 우리가 동창들 장례식에 갈 때가 되었다는게 말이 안 되지만...이게 현실이야...하면서 안타까워했지?

넌 동창들에게 우리 자주 만나자. 다 인생살이 바쁘지만..자주 만나서..서로의 이야기도 들어주고...어린 시절 우리가 순수하게 지냈던 학창 시절로 돌아가...우리 자주 만나자고 했지? 그들 모두 한 목소리로 “은주야..네가 주동해서 우리 다시 만나자...” 고 호응했지.

그래, 은주야..남에게 부탁하지 말고..네가 주선해 동창들끼리 자주 재미있게 만나자. 얼마나 많은 동창들이 뉴욕/뉴저지 그리고 이 미국땅에 퍼져 있는데... 많은 동창들이 (철원이처럼) 훌륭하게 자리잡았는데... 은주야...네가 나서 KIMCHI BOYS and GIRLS 의 모임을 만들어야겠구나.

철원이는 이런 말을 잘 했어. “다 알고 있어도...우선은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기다려줘야 한다”고. 나에게는 아주 명언이었지. 나는 완전 “무대포”로 사람들을 공격하고 쏘는 성격이 있잖아. 하지만 철원이는 그냥, 고개를 끄덕끄덕하면서...다 알고 있으면서...그냥 우선은 참아주곤 했지. 그렇게 생각 깊고 지혜로운 젊은 후배가 벌써 세상을 뜨다니...믿어지지 않는다. 믿지않는다고 현실이 바뀌는건 아니겠지. 김치보이즈를 떠올리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1. 김치를 많이 맛있게 먹자.

2. 김치가 발효되야 맛이 도는 것처럼 우리도 발효기간(time)을 소중히 여기자

3. 김치가 아주 좋은 bacteria 로 인해 우리의 몸을 보호해 주듯, 좋은 bacteria 와 나쁜 bacteria 를 구별하는 사람으로 성장하자.

4. 철원이를 생각하고 미소짓자. 그에 대한 아름다운 생각을 떠올리면서 김치처럼 얼큰하고 맛있는 삶을 살자.

5. 삶은 짧고 소중하고 또 언제 어디에서 우리도 죽을지 모르니...오늘이 내 생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성심껏, 정직하게, 아름답고 보람있게 진국처럼 살자.

6. 먼저 화해와 평화의 손을 내밀자. 그리하여 너로 인해 평화를 만들자! 철원이는 이것을 참 잘 했다.

7. 김치를 더 많이 먹자. 비벼서 먹고, 찌게를 끓여서 먹고, 김치 보쌈을 해서 먹고..그래하여 김치의 맛과 냄새를 부끄러워하지 말자. 김치가 나이고 내가 김치이기때문에...

8. 철원이는 SMILING BOY 였다. 많이 웃자! 그리고 함께 모여서 웃자. 웃음은 좋은 ‘전염병’이다. 최근에 친구 Aiko 와 후배 Sandy 와 만나서 아주 밤늦게까지 어느 coffee shop 이 떠나가도록 어린 소녀들처럼 깔깔대고 웃었어. 그래서 마음의 치유를 받았지. 우리 웃고 살자!

9. 산으로 들로 많이 걷자. 난 매주 주일 아침 (교회 가기전) 등산을 간다 (혼자 아니면...사람들과). 산과 들과 그리고 우리에게 주어진 이 아름다운 세상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걷자. 몸과 마음과 영혼을 깨끗이 씻어주는 것이 걷는 운동, 등산하는 운동이다. 마음의 병이 다 낫는다.

10.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미움보다, 포용(包容)을 하자. 내가 먼저 실천하자.

 

철원아...넌 쌍둥이 아이들과 남은 가족들을 걱정하면서 하늘나라로 갔겠지? 하지만, 네가 이미 닦아놓은 이 세상에..네 후손들이 번창하고, 행복하게, 그리고 너를 그리워하면서 살아갈거야. 아직 이 땅에 남은 사람들...특히 아파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하늘나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으렴. ‘김치보이스’ 시절이 그립구나. 너의 웃는 얼굴을 내 마음에 띄우면서...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쓴다.

은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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