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의 문턱인 11월에 서울 성동구에서만 두차례 ‘북바로알기’ 방북강연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1차는 지난 9일 민주평통 성동구자문협의회가 진행하는 ‘제8기 평화공감 패밀리 아카데미’ 강좌의 일환으로 레노스 블랑쉬 행사장에서 열렸습니다.
평통 지부 초청으로 강연한 것은 필라델피아와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에선 몇 차례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었습니다. 평통은 대통령직속 자문기구라는 거창한 이름에 비해 하는 역할은 미미한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내외 네트워크를 갖고 있고 민족의 지상과제인 통일을 위하여 남북교류와 화해협력의 첨병(尖兵)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평통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나 ‘통일기러기’를 자처하며 ‘북바로알기’ 활동을 적극 벌이는 저로서 평통은 함께 가야 할 동지요, 원군이 아니겠습니까. 다만 한가지 문제는 정권이 바뀔때마다 평통 역시 외풍을 받아 왔고, 조직 내부에 여전히 북을 평화 협력의 대상이 아니라 적대 타도의 대상으로 보거나 혐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날 강연은 ‘北바로알기 왜 중요한가 – 나의 북녘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제목으로 진행했습니다. 사회를 맡은 이기묘 정책위원장님이 제 강연에 앞서 ‘통일로 번영으로’ 제목의 PPT를 소개했는데요. 2018년 영화 ‘코코’(리 언크리치 감독)를 인용 소개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대표님의 PPT 결론입니다.
“통일의 상대방은 남과 북이다. 남과북 적대의 원인은 외세로 인한 오랜 수난에서 비롯됐고 서로의 관련 사실을 정확히 알고, 바로 알려는 노력이 의미있는 통일을 만드는 일이다. 평화아카데미의 취지는 우리와 우리의 후세대는 분단불안과 피해가 없으면서 안정된 삶을 위한 교류협력 노력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보통 저의 방북강연은 청중의 성격에 따라 조금 준비를 달리 합니다. ‘눈높이 강연’이라고 할까요. 우리 사회가 워낙 북에 대한 무지(無知)가 광범위하고 가짜뉴스, 잘못된 뉴스로 인한 편견과 선입관이 많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날도 구체적인 문제제기보다는 오늘의 북녘을 말해주는 생생한 자료에 보충 설명을 하는 정도로 할까 했다가 아카데미 강좌인만큼 북에 대해 공부한 분들이 많을 거라는 전제 하에 조금 난이도(?)를 높였습니다.
덕분에 강연은 대체로 반응이 아주 좋았지만 2~3인의 청중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자신이 믿고 있거나 아주 오래전 경험한 것을 들이대면서 제가 소개한 내용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더군요.

이기묘 정책위원장님의 간단한 후기입니다.
“모두 70명 가까이 참석해서 표현을 꺼리던 사람들이 사실이 그렇다면 통일해도 괜찮겠다며 좋아 했고 극소수 거부감 표현자는 탈북인과 홍준표지지 청년 자문위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인데요 탈북인은 87년이후 북이 어렵고 못살아서 나왔는데 북이 잘 산다면 말이 안된다고 자기의 탈북이 잘못된 거란 말이냐며 물론 자기 살던 고향이 좋아졌다면 좋긴 하지만 너무 화가 난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강사는 80년대 말이나 90년대 당시는 그 말이 맞을 거란 말을 했지만 그에 불구하고 너무 화가 난다는 것으로 새로운 사실을 아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될 듯 합니다. 젊은 청년은 북의 GDP가 1000정도로 머물고 있다는 통계가 있어서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는데 북이 달라지고 변하고 좋아졌다면 되느냐며 잘못된 지식자랑을 했는데 로기자는 최근 북을 가봤더니 그렇게 보여서 본대로 이야기한 것이고 그전의 북은 못봤으니 비교한 건 아니다라며 어느 근거에서 북이 변하지 않았냐하니 ‘그런 곳이 있어 그렇다’고 하는 사이비교육이나 정보를 거론하는 상태로 보여 제가 체제간 경제지표를 보는 방식의 차이가 있는 듯하니 앞으로 더 알아보자며 마쳤고 끝으로 한분은 이런 강의 처음 듣는다며 북과 통일해도 안심이 된다며 고맙다는 의견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문제가 있는 듯 보였지만 방향을 바꾸어내는 대단히 잘된 강연이었습니다. 통일강연이 가짜와 진실이 충돌하는 갈등의 현장속으로 한층 더 들어온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새로 자문위원된 여성 한분은 ‘이상한 말만 많이 들어 통일해도 되려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오늘 강연을 들으니 통일해도 되겠다 싶어 좋았다’는 의견에 큰 의미를 두고자 합니다.”

성동구에서 열리는 두 번째 강연은 25일 성동구청 앞 성동구 장애인사랑방에서 통일한마당 추진위원회가 주최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달라지는 평양 –장마당부터 리발관까지’ 제목으로 평양을 비롯한 북녘의 오늘이 얼마나 경천동지(驚天動地)하게 달라졌는지 보여드리고, 왜 북을 바로 아는게 중요한지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자칭타칭 ‘북한전문가’들은 많지만 제대로 알고 이야기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북녘을 가보지도, 경험하지도 않고 예단하는 우(愚)를 범해선 안됩니다.‘북 바로알기’는 북한을 악마화하는 것도, 미화하는 것도 아닌, 있는 그대로 보는데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한 핏줄 한 겨레입니다. 분단의 아픔을 보듬고 전쟁의 상처를 치유(治癒)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봐야 합니다.
강연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로창현의 뉴욕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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