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4월03일, AM 11:52:28 파리 : 4월03일, PM 06:52:28 서울 : 4월04일, AM 01:52:28   시작페이지로 설정 즐겨찾기 추가하기
 
 
 
꼬리뉴스 l 뉴욕필진 l 미국필진 l 한국필진 l 세계필진 l 사진필진 l Kor-Eng    
 
한국필진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352)
·국인남의 불편한 진실 (11)
·김영기의 민족생명체 (18)
·김정권(Quentin Kim)의 음악 (6)
·김지영의 Time Surfing (25)
·김해성목사의 지구촌 사랑나누기 (62)
·노이경의 사람과 사람사이 (2)
·박기태의 세계로가는 반크 (114)
·박상건의 삶과 미디어 읽기 (5)
·서경덕의 글로벌코리아 (5)
·소곤이의 세상뒷담화 (166)
·유현희의 지구사랑이야기 (12)
·이래경의 격동세계 (146)
·이재봉의 평화세상 (113)
·이춘호의 이야기가 있는 풍경 (5)
·정진숙의 서울 to 뉴욕 (22)
·최보나의 세상속으로 (7)
·켄의 글쟁이가 키우는 물고기 (6)
·한종인의 자연 메詩지 (165)
·혜문스님의 제자리찾기 (28)
·황룡의 횡설수설 (150)
·흰머리소년의 섞어찌게 세상 (10)
강명구의 마라톤문학
저는 절대로 엘리트 마라토너가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으면 보통 마라토너는 다 할 수 있고 제가 못 해도 다른 마라토너들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도 못하는 것이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시작을 하는 거지요.

총 게시물 352건, 최근 0 건 안내 RSS 글쓰기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숲 속에 빨강 지붕의 작은 집

글쓴이 : 강명구 날짜 : 2015-06-15 (월) 11:05:32

 

Bristol로 넘어가는 길은 산세(山勢)가 험하여 손수레를 밀고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겠다. 이제 길을 나선지 삼 개월이 훨씬 지났다. 몸도 마음도 지쳐가고 있다. 이제는 도시에서 살면서 자고 눈뜨면 자동적으로 일하러 나가듯이 자동적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달린다.

아침부터 고즈넉한 숲 길을 달린다. 땀을 뻘뻘 흘리며 산 능선에 오르자 밑으로 테네시 강의 지류가 유유하게 흐르는 것이 보인다. 그 숲 속에 지붕이 빨간 작은 집이 하나 있다. 집은 작지만 주위의 온 숲이 그 집 정원 같았고 아래로 흐르는 강물도 그 집 주인의 것 같았다. 푸르른 하늘과 이 맑은 공기를 다 소유한 아주 부잣집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집 앞을 지나는데 개가 짖어댄다. 개 짖는 소리도 숲 속에서는 울림이 좋다.

 

 

may 6.jpg

 

 

숲은 아련한 그리움을 유발(誘發)시킨다. 머리 속의 잡념을 지워버리고, 상상력을 자극하여 동화의 나라로 인도한다. 싱그러운 나무 냄새는 사시사철 좋지만 오 월의 숲에서는 꽃향기가 진동을 한다. 가진 것은 없어도 향기를 뿌리는 꽃을 닮고 싶다.

대자연의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는 곳에서 그것과 하나된 마음으로 완전한 일체감에 젖어들어 본다. 하늘의 햇빛 에너지가 나의 정수리를 따라 들어오고 우주의 커다란 기운은 호흡을 통해 몸에 응축(凝縮)시킨다. 발끝으로 전해오는 대지의 정기가 굳었던 몸과 마음을 이완(弛緩)시켜준다. 몸과 마음의 긴장이 병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알면 이런 시간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른다. 놀랍도록 기분 좋게 느껴지고 자유로워지는 느낌, 우리 자신 안에서 평화를 찾기 전에는 이 땅 위에 평화는 오지 않는다.

마라톤에서는 한 걸음도 빼먹거나 건너뛸 수도 없고 대신 뛰어줄 수도 없다. 그러나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이 뛰는 발걸음은 훨씬 가볍다. 가슴의 주파수만 맞추면 우리는 엄청난 에너지를 사람들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다. 숲 길을 달리면서 자연의 소리에 주파수를 맞추고 사람들과 주파수를 맞추니 나도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기운으로 매일매일 달릴 수 있다.

Bristol은 반은 테네시 주에 속하고 반은 버지니아 주에 속하는 특이한 도시이다. 그래서 도시 한가운데 주 경계 푯말이 있다. 이 도시로 유세영씨가 600 마일을 차를 몰고 박창록씨와 함께 격려차 찾아왔다. 아침 여섯 시에 출발해서 오후 다섯 시에 도착하는 장거리 운전을 마다하지 않고 온 것이다.

이박삼일 동안 한 사람은 차량으로 뒤에서 깜박이를 켜고 뛰는 나를 보호해주고 한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앞에서 길을 터주고 하여 얼마나 정신적으로 안정감을 느꼈는지 모른다. 유세영씨는 내가 유모차를 밀며 대륙횡단 마라톤을 할 수도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생각났을 때 처음으로 의논을 한 사람이다. 그때 그가 턱도 없다고 일축해버렸으면 아마 엄두도 못내고 접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대륙횡단의 계획을 말할 때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능성이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다만 김정기 선생님이 한번 해보세요하면서 어깨를 두들겨 주셨을 뿐이다.

용기를 주고 힘을 주고 격려를 해주는 것 뿐만 아니다. 그는 사실 여기까지 오는데 최고의 공로자이다. 매일 지도를 보고 지금까지 길을 뚫어준 사람이다. 매일 마라톤 코스 하나의 거리를 손수레를 밀며 달리는 것으로도 충분히 기진맥진(氣盡脈盡)하는데 지도를 보고, 인터넷 사정도 안 좋은 곳에서 길을 찾고 잠자리를 찾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안에는 심장이라는 빨강 지붕의 작은 집이 있다. 그곳에는 사람 사는 정이 잔잔히 강물같이 흐르고, 온 세상이 나의 정원이며 푸르른 하늘이 모두 나의 것인 빨강 지붕의 작은 집!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QR CODE


뉴스로를말한다 l 뉴스로 주인되기 l뉴스로회원약관  l광고문의 기사제보 : newsroh@gmail.com l제호 : 뉴스로 l발행인 : 盧昌賢 l편집인 : 盧昌賢
청소년보호책임자 : 閔丙玉 l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기아50133 l창간일 : 2010.06.05. l미국 : 75 Quaker Ave Cornwall NY 12518 / 전화 : 1-914-374-9793
뉴스로 세상의 창을 연다! 칼럼을 읽으면 뉴스가 보인다!
Copyright(c) 2010 www.newsroh.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