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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세계수행자, IT전문가, 영화감독, 연극배우, 라디오방송기자 등 다양한 인생 여정을 거쳐 현재 뉴욕에서 옐로캡을 운전하고 있다. 뉴욕시내 곳곳을 누비며 뉴요커들의 삶을 지척에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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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랜드 푸즈와의 악연

V Trucker Nathan's Comeback
글쓴이 : 황길재 날짜 : 2018-08-18 (토) 07:46:58


0809 팜랜드푸드2.jpg

 

새벽 3시가 넘어도 전화가 없다. 나는 다시 사무실로 갔다. 도중에 차에 탄 경비가 내게 와서 34번 닥에 대라고 했다. 트럭으로 돌아가 34번 닥에 댔다. 그다지 넉넉하지 않은 공간에 양쪽에 트레일러가 있고 밤이다. 썩 좋은 조건은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주차를 했다. 처음에는 거리 가늠이 잘 안 돼 두 칸 왼쪽으로 향했다. 수정해서 다시 대는데 이번에는 두 칸 오른쪽이다. 안 보이면 내려서 확인했어야 했는데. 다시 앞으로 어렵게 방향을 수정했다. 다른 트럭이 들어와서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민폐(民弊). 아직도 방향 가늠이 잘 안 되지만 예전에 비하면 스스로 수정하는 능력이 생겼다.

 

닥에 대고 사무실로 가 체크인을 했다. 이곳은 작은 터치스크린에 5단계로 기본 정보를 입력하는 시스템이다. 이게 꽤나 번거롭다. 다른 곳은 이런 것 안 해도 잘만하더만. 그 다음은 럼퍼에게 가서 전화번호 남기고 왔다. 비용이 얼마인지 전화로 알려주겠다 했다.

 

트럭으로 돌아와 다시 잤다. 잠시 후 우당탕 소리와 진동(振動)이 느껴졌다. 짐을 내리고 있나보다. 5시 전에만 출발하면 시간 맞출 수 있다.

 

잠에서 깼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 뭔 일이 생겼나 싶어 다시 사무실로 찾아갔다. 아직 짐을 덜 내렸단다. 아까 내리던 것 뭔데? 짐 내리는데 몇 시간이 걸리냐? 다시 트럭으로 왔다. 최종 배달지에 제 시간에 가기는 틀렸다. 8시가 거의 다 돼서야 전화가 왔다. 럼퍼피는 330달러였다. 서류 받고 출발하니 830분이다. 잘 가야 1시에나 도착한다. 글렌에게는 미리 연락했다.

 

좌측 편두통에 컨디션도 별로다. 그래도 열심히 가야한다. 바다를 가로 지르는 긴 다리도 건너고, 여러 마을도 지났다. 1시가 안 돼 도착했다. 자칫하면 입구를 지나칠 뻔 했다. 퀄컴에서 안내하기로는 조금 더 들어가야 한다. 그래도 실제 팻말을 믿자. 뒤로 후진해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갔다. 오른쪽 주차장에 파킹하고 전화하라고 써있다. 시킨대로 전화하니 한참 걸렸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마침내 통화가 됐다. 번호를 불러주니 월요일 오전 11시 약속이란다. 지금 금요일인데? 장난하냐? 디스패처에게 연락했다. 글렌은 정오에 퇴근했고 화요일에나 출근한다. 세일즈에 알아보겠단다. 맨날 그 소리. 나는 다시 전화했다. 여직원은 매니저와 얘기해봤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 난다고 했다. 월요일 오전 530분에 체크인 할 수 있단다. 그러면서 주차장은 24시간 무료이니 걱정말란다. ‘아 네. 참 고맙네요.’ 금식하려고 했지만 쌀이 좀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햇반에 김치랑 해서 점심을 먹었다.

 

펜실베이니아 크로이돈(Croydon)의 로컬 야드에 트레일러를 내려 놓으라는 지시가 왔다. 거기까지는 4시간 거리다. 가다가 중간에 리퍼 연료도 가득 채워야 한다. 그래야 이틀을 버틴다. 뉴저지의 러브스 트럭스탑에서 리퍼 연료를 넣었다. 다행히도 꽤나 복잡한 길인데 한 번도 방향을 잃지 않고 제대로 찾아갔다. 컨디션이 나쁜데도 선방(善防)했다.


0809 팜랜드푸드3.jpg

 

로컬 야드에 도착했다. 이름은 무슨 트럭스탑이다. 프라임 외에도 다른 회사 트럭과 트레일러도 있었다. 이곳과 계약 관계인 모양이다. 트레일러를 내려 놓으라는 자리는 몹시 까다로운 위치였다. 블라인드 사이드 후진을 해야 한다. 나보다 앞서 들어온 프라임 드라이버에게 뒤를 봐달라고 했다. 그리고는 후진을 했다. 그 운전자는 방향 수정 지시 없이 그대로 들어가라고 했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날로 발전하는구나.

 

트레일러 내려 놓고 빈 트레일러를 찾다가 그냥 밥테일로 주차했다. 오늘은 이걸로 됐다. 여기서 자고 내일 한다. 70시간 on duty9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내일 새로 받는 시간은 3시간 30분이다. 합쳐야 12시간 30분이다. 시간도 아껴야 한다. 요며칠 무리했다.

 

 

 

080918 팜랜드푸드 1.jpg

 

도대체 그린필드의 이 팜랜드 푸드 회사는 나와 무슨 악연인지 매번 문제가 생기는지 모르겠다. 물건을 받을 때도 딜레이, 배달을 가도 딜레이. 서류는 항상 깔끔하지 못했다. 게다가 두번 모두 배달을 내가 완료하지 못했다. 다시는 이 회사 화물은 옮기고 싶지 않다.

 

머리 아픈 것은 조금 가셨다. 배는 고프지 않은데 입이 자꾸 아쉽다. 참자. 과자 몇 개와 사과 하나로 때웠다.

 

 

베테랑 트럭커 네이슨의 복귀

 

 

어제 밤에 자정 넘어 네이슨에게서 문자가 왔다. 흰색 볼보 트럭 사진이었다. 자기 새 트럭이란다. 전화를 걸었다. 네이슨은 중고 트럭을 샀다. 20일경에나 받는단다. 랜드스타에서 일하기로 했단다. 랜드스타는 오너 오퍼레이터의 네트워크 같은 회사다. 철도일과 트럭 운전 중에 고민하더니 결국 운전으로 결정했구나. 어쩌면 길에서 다시 만날 수도 있겠지. 대도시 주변 트럭스탑에서 만나면 같이 한국식당에라도 가야겠다.

 

 

 

0622 나를 울린 네이슨1.jpg

 

트럭커에게 쉬는 날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이유든 운행이 없으면 쉬는 날이다. 바로 오늘처럼.

 

푹 자고 오전 9시경에 일어났다. 머리는 아프지 않았다. 목에서 오른쪽 어깨로 연결되는 부위가 뻐근했다. 두통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야드에서 빈 트레일러를 찾아 연결하고 일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의 주말 담당은 뭔 소리냐 배달 월요일에 끝나는 것 아니냐는 생뚱 맞은 메시지를 보내왔다. 평일, 야간, 주말 담당이 모두 달라 내 상황을 모른다. 공유하는 시스템이 없나? 나는 다시 설명해야 했다. 그제서야 아 그럼 트레일러 야드에 내려 놓고, 그 전에 리퍼 탱크 가득 채우라는 얘기를 한다. 나 그거 어제 다 완료했다고. 어 그래? 누가 허락했어? 어제 담당자 이름을 찾아 알려줬다.

 

오전에는 책을 읽었다. 12시가 지나도록 새 일감 연락이 없었다. 나는 트럭을 몰고 어제 오면서 리퍼 연료를 채웠던 러브스 트럭스탑으로 향했다. 고속도로를 한참 달리고 있는데 메시지가 연속으로 들어왔다. 이런 경우는 일감 지정이다. 달리는 중에 확인할 수 없어 계속 운전했다. 어차피 트럭스탑에 가까워졌다. 트럭스탑에 도착해 빈 공간에 후진을 시도했다. 예전 같으면 엄두도 못냈지만 이제는 기회만 있으면 시도는 한다. 한방에 깨끗하게 맞추진 못하고 약간의 오차가 났다. 옆 자리의 빨간 트럭에서 여성 운전자가 내려서 뒤를 봐줬다. 차체가 직선 후진을 할 정도로 위치를 잡자 그녀는 이제 됐지 하는 표정을 지으며 트럭으로 들어갔다. 덕분에 오른쪽으로 좀 치우치긴 했어도 주차선 안에 반듯하게 세웠다. 운전석에서 옆 칸의 그녀에게 고맙다는 손짓을 했다. 비가 강하게 내리기 시작했다.

 

들어온 일감을 살펴보니 아까 있었던 야드에서 다른 트레일러를 연결해 배달하는 건이다. 타이밍 참 기막히다. 내용을 보니 더 가관이다. 35마일 거리, 1시간 운전이다. 장난하나. 300마일도 아니고. 35마일이면 15달러 정도 받는다. 그것도 내일 아침 배달이다. 이상한 일감 줘서 배달도 못하게 하더니 종일 쉬고 15달러짜리 배달을 준다. ‘미안한데 나 벌써 야드 떠났어. 샤워하려고 말이야. 사흘이나 못했거든.’ 메시지를 보냈다.

 

비가 좀 잦아 들기를 기다려 건물로 갔다. 샤워 대기자 순위 1번으로 기다렸다. 좀 있으니 대기자가 4명까지 늘었다. 오랜만에 큰 볼일과 면도, 샴프, 샤워를 마쳤다. 기분이 산뜻하다. 내일 새벽까지 그냥 여기서 쉴까? 아니다 밝을 때 가자. 샤워도 했으니 트럭스탑에 더 있을 이유가 없다. 다시 야드로 갔다. 야드에 도착하고 트레일러를 다시 뗐다. 잠시 후, 다시 야드로 돌아가 지정한 트레일러를 연결하라는 메시지가 왔다. 이름을 보니 여자 같은데 아까부터 참 타이밍 잘 맞춘다.

 

나 벌써 야드 도착했거든. 일찍 배달 되는지 알아봐줘. 아니면 나 34시간 휴식 끝날 때까지 있을거야.’ 답이 없었다. 그녀가 보내 준 문자에는 전화번호가 111-111-1111로 돼있어 내가 직접 물어볼 수도 없었다. 퀄컴 기록을 확인하니 어제 오후 614분에 휴식 시작한 것으로 돼 있다. 내일 오전 414분이면 34시간이 지나 70시간을 다시 받는다. 아 그런데 아까 트럭스탑 간다고 오프듀티 드라이브 사용했지. 그럼 1시간 빼면 514분에 출발 가능하다. 그때 출발해도 7시 전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이 났다. 퀄컴 시간은 중부 시간대라는 것을. 그렇다면 동부 시간인 여기는 614분에 출발 가능하다. 그러면 늦다. 1시간 때문에 34시간 휴식을 못 채우고 가야 하다니. 할 수 없지. 그냥 새벽 4시에 일어나 출발하는 것으로 하자. 배달지가 필라델피아 중심부 근처다. 일요일이니 그렇게 막히진 않겠지.

 

오늘은 그냥 쉬는 날로 치자. 내 자신에게 선물을 줘야 할 것 같아 월마트에서 산 쌀로 밥을 지었다. 밥이 거의 다 될 무렵 야드 관리인이 문을 두드렸다. ‘여기 오래 있을거야?’ ‘내일 아침에 갈 건데?’ ‘그러면 부탁 좀 들어줄래? 저기 너네 회사 트레일러가 한쪽으로 간격이 넓게 놓여 있어 다른 트레일러가 들어가기 어려우니 조금 이동해줘.’ 어제 내가 트레일러 넣었던 근처다. ‘나 초보자라서 어려운데.’ ‘그러면 저 자리는 어떻게 넣었어?’ 내가 귀찮아서 거짓말 하는 줄 아나보다. ‘사실은 나 요리 중이거든.’ ‘알았어. 다른 사람한테 부탁할게.’ 휑하니 가버린다. 얼마 후 밥이 다 됐다. 나는 짐을 다시 정리해 운전 모드로 바꾸고 트럭을 이끌고 가서 트레일러를 연결해 옮겼다. 관리인이 다시 왔다. ‘거 이상하네. 더 들어가기 어렵게 해놨네. 됐어 그냥 둬. 다른 사람한테 얘기할테니.’ 이런 기껏 부탁 들어줬더니. 에라 맘대로 해라. 다시 밥테일 주차 자리로 돌아왔다. 나중에 보니 빈 자리에 트레일러가 들어가 있었다. 그새 누가 트레일러를 옮겼나? 내가 옮겼던 위치 그대로 인 것도 같고, 옆으로 좀 더 이동한 것도 같고 잘 모르겠다.


0811 쉬는날 1.jpg

 

밥은 아주 잘 됐다. 집에서 한 것처럼. 월마트에서 한국쌀처럼 통통한 쌀을 샀다. 거기다 긴 쌀을 조금 섞었다. 긴 쌀은 Long grain rice고 우리가 먹는 통통한 쌀은 Medium grain rice. 긴 쌀이 맛은 좋지만 찰기가 부족하고 쉬이 배가 꺼진다. 2인분을 지어서 약간만 남기고 배불리 먹었다. 김치와 김, 고추장만 있어도 꿀맛이다.

 

 

모든 것의 기원 (부제 : 예일대 최고의 과학 강의)

(원제 : The origins of everything in 100 pages more or less)

 

 

0811 쉬는날2.jpg

 

지금 읽는 책이다. 예일대 석좌교수인 데이비드 버코비치 교수의 강의를 책으로 엮은 모양이다. 지구물리학 교수지만 빅뱅에서부터 별의 탄생, 태양계의 탄생, 지구의 탄생, 생명의 탄생 순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저자가 얘기하듯 말랑말랑한 과학책은 아니다. 어려운 과학 이론이 나와 신경 써서 읽어야 한다. 원서는 100페이지 내외인 모양인데 번역서는 300페이지에 가깝다. 줄 간격도 넓고 편집을 널널하게 해서 그런 모양이다. 번역도 자연스럽다. 번역자는 박병철 교수로 물리학 박사인데다 과학서적 번역가 및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요즘은 이런 우주와 인간의 기원에 대해 얘기하는 책이 좋다. 지구물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은 일독(一讀)을 권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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