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에 시작하는 시뮬레이터 클래스에 갔더니 후진 연습을 시킨다. PSD 과정 마치려면 통과해야 하는 훈련인 모양이다. 직선 후진은 간신히 익혔는데 옆자리로 한칸 옮겨서 차를 대는 오프셋(Off set) 후진은 도저히 적응이 안 된다. 영감님 강사가 두 번이나 시범을 보여줬는데도 완전 헤맸다. 실제 트럭으로 하면 더 나을 것이다. 연습 앞에 장사 있겠어? 죽어라 해야지. 어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은 재시험을 보고 있었다.
3시 예비 정리 모임에서는 앞으로 있을 일을 알려주었다. 오늘까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내일까지 최종 기회를 준다고 한다. 그래도 안 되면 집으로 보낼 수 밖에 없다고. 오늘 과정을 다 마친 사람들은 내일 본사에 가서 조찬 모임에 참석하고 회사를 견학한다. 회장이 이 자리에 나올 수도 있다. 1970년 19살의 나이에 덤프 트럭 한 대로 시작해서 이만큼 회사를 키워낸 사람이다. 종종 신입생들을 만나는 자리에 나온다고 한다. 사람에 투자를 많이 하는 회사다. 큰 회사들에서는 종종 트럭 드라이버들이 소모품(消耗品)이나 부품 취급을 당하는 일이 잦다고 한다.
점심 이후에는 연습장에서 트럭을 4시간 가량 운전한다고 한다. 두둥! 드디어 내일 실제 트럭을 운전한다. 내일 트레이너를 만날지도 모르겠다.
본사 방문을 위한 신분증도 받았다. 지금까지 종이에 인쇄한 명찰과는 차원이 다른 플라스틱 카드다. 보안키 역할 외에 현금카드로도 쓸 수 있다. 카드에 이름이 KIL HWANG으로 적혀 있지만 워낙 흔한 일이라 그러려니 한다. 나중에 정직원으로 채용되면 다른 신분증을 받으니까 그때 고치면 된다. 야외에서 입어야 하는 형광색 조끼와 실습 나갔을 때 지참해야 할 서류들도 받았다.
이번 기수에는 나보다 머리 긴 남자가 두 명이나 있었다. 괜히 잘랐다.
일요일까지 호텔에 있는 사람들은 부활절 예배에 참석할 것을 권했다. 복장도 따지지 않고, 타종교도 상관 없는 자리란다. 지역 농부들도 오는 축제 같은 행사인 모양이다.
참으로 격동(激動)의 3월이었다.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 놓으니 훗날 회상할 수 있겠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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