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산을 흘러 내려온
이도백하二道白河를 따라 늘어선
자작나무 숲을 보았네
살을 저미 듯 껍질을 벗으며
때론 굽어 하늘로 향한다는 걸
자작나무도 곧게만 뻗지 않는다는 걸

비바람에 쓰러진 나무
온몸 찢겨 가루 되고 거름 되어
숲을 이룬다는 걸
저절로 이루어진 숲은 없지
앞서 간 나무들

오늘 바람과 마주 선 나무들
함께 울울창창鬱鬱蒼蒼
결국 숲을 이루고야 말지

감기
크리스마스에 온다는 싼타는 오지 않고 대신 감기가 왔다. 나 착한 일 할 때 싼타는 졸았나보다.
육십갑자 한 바퀴 지나고 보니 몸이 허술해지고 이제 방비가 제대로 되지 않나 보다. 감기가 뭔 명절 돌아오듯 한다.
감기는 대체로 코에서 시작해 목에서 끝나는 루틴이었는데 이번엔 목부터 치고 들어왔다.
코에서 머물 때 가장 괴로운데, 그나마 그 과정을 생략한 듯 보여 고마워해야 하나 싶다.
물론 감염의 환경을 피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를 가까이 지켜보는 이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스트레스 원인을 해소하기 힘들다면 내가 변해야 할 일, 그래야 건강하게 살 수 있다니 2024년엔 그래 보자.
인생은 짧다지만 의도치 않으면 명줄은 구차하게 길다. 가끔 차창 밖의 노을을 보다 문득 노을 속으로 들어가고 싶을 때가 있다.
노을을 습관처럼 자주 보다보면 생의 끝자락도 노을만큼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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