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할 수 있구나.
더러운 세상 순백의 눈으로 덮어 놓고 되돌아가는 걸,
바람도 흔들지 않고 응원했네. 얼마나 큰 안간힘으로 중력을 견뎌냈을지...
별이 진 뜰엔 며칠 동안 바람이 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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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날

"관리사무실에서 주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폭설로 인해 아파트 내 제설작업에 도움이 필요합니다. 가능한 분들 함께 하시면 좋겠습니다."
아파트에 20년 넘게 사는 동안 이런 방송을 처음 들었다. 잠시 외출하고 들어 왔는데 아내한테 등 떠밀려 바로 나갔다.

많은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몇 군데에서 함께 넉가래로 눈을 밀어 치우는 소리가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아파트는 출근 시간 전철 속 군중처럼 개별적이자 소통없는 침묵(沈默)으로 폐쇄적인 공간이다. 따뜻한 소통의 공간이 될 수는 없을까?
단지 내에 가성비 좋은 맛집 같은 식당을 관리사무실에서 운영하면 어떨까? 등등
눈을 치우면서 생각은 상상 속을 달렸다.
아무튼, 흐뭇한 저녁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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