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인트 까기
"지금 그쪽으로 포대를 돌리면 155미리가 못 건너갑니다.“
40년 전, 난 포병 작전 지휘병이었습니다. 일 년에 한 번 하는 대규모 연합 훈련에서 다른 군단의 작전과장이 우리 포대를 지휘하게 되었는데 육사 출신이라고 하면서 말똥을 하나 달고 자기가 군 통수권자라도 된 듯 설쳐 대는 꼴이 훈련 기간 내내 영 눈에 거슬렸었습니다.
그러더니 마침내 훈련의 마지막 과정인 총공세 작전에서 지역의 특성을 알지 못 한 채 잘난 척을 하면서 포대 이동 경로를 지도상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로 잡고는 그 길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도상에서는 가깝게 보인다 하더라도 그 경로로 이동한다는 것은 큰 위험을 감수(甘受)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도에 나타나 있지 않은 개울들을 건너야 하는 경로였고 특히나 그 계절에는 계곡 물이 불어 개울이 토사로 가득차게 되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말똥 한개는 맥아더라도 된 듯 “내가 다 책임진다!” 라고 악다구를 쓰면서 작전병들의 의견을 모두 짓누른 채 포대를 그 경로로 이동 시킬 것을 명령했고 아니나 다를까 155미리는 물론 105미리까지도 개울에 빠져 헤매는 동안 아군 포병의 지원을 받지 못한 보병들은 가상 적군에게 섬멸을 당 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내가 다 책임진다!”고 큰 소리를 쳤으니 병사들이야 무슨 책임이 있겠느냐 만은 그렇다 하더라도 패전을 했다는 영 더러운 기분을 꾹꾹 누르고 있던 차에 말똥 세 개를 단 포단장이 포병 지휘 본부로 달려 왔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충성, 소령 ooo!”라고 경례를 올려 부치는 작전과장이 모든 병사들이 보는 앞에서 “야, 이, 개새끼야!”라고 소리 지르는 대령에게 쪼인타를 까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속으로는 '거봐, 진즉 우리말을 들었어야지'하는 생각에 측은지심이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소령, 대령 앞에서 참 별 것도 아닌 것이 뭘 그리도 잘난 척을 하며 악다구를 써 댔으니 '그래, 넌 까져 싸다'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그 대령 역시 사단장에게 쪼인타를 맞고 왔겠지만 말입니다.
<더 큰 문제는 법무부가 설 연휴 전후에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준비하고...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 총장이 의견 개진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윤석열 총장도 더 물러서긴 어려운 상황이라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일부 언론들이 부추기고 있는 말들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검찰은 법무부 소속의 하부기관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검찰총장을 소령쯤에 비유하자면 법무부 장관은 대령쯤은 된다는 것입니다. (사진에 서있는 서열로 보면 윤석열은 소령이 아니라 대위 정도 밖에 안되 보이기는 하지만) 그러니 ‘전운’이라는 단어는 어디 감히, 언론이 부풀려 뭔가 대단한 것처럼 떠벌리고 있지만 조직의 명령체계에 의하면 그냥 불러다 쪼인트를 까면 되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물론 군대 조직이 아니니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 솔직한 내 심정은 추장관에게 워카 한 짝 보내주며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추장관, 그냥 불러다가 쪼인트를 확 까버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장호준의 Awesom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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