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진보당에 가입했다는 글을 지난 달 말 여기저기 올리고 많은 분들에게서 축하와 격려 받았습니다. 며칠 뒤 6월 지방선거에서 진보당이 괜찮은 결과를 얻어 힘도 얻었습니다.
이에 선거 직후부터 아름다운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극우 국힘당의 압승(壓勝)에 의한 폭주와 횡포가 예상되고, 보수 민주당의 참패에 따른 분열이나 붕괴 조짐이 보이는 터에, 정의당의 침체와 진보당의 약진이 겹쳤으니, 갈라진 진보정당들이 다시 힘을 합쳐 정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거죠.
게다가 진보당 소속의 “전국 유일 진보 정당 기초단체장” 당선자가 정의당, 노동당, 진보당 등 진보 3당의 단일후보가 되어 민주노총 지원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울산 한 지역에서라도 진보정당들과 민주노총이 손을 맞잡았다면 이를 확장 발전시켜 전국적으로 연대하거나 통합하지 못할 이유가 뭐 있겠느냐는 희망을 품게 되더군요.
과거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에 몸담고 열성적으로 활동하다 물러난 사람들과 통화하거나 만나봤습니다. 정의당과 진보당이 갈라질 때의 상처와 충격이 너무 크기에 다시 합칠 가능성이 몹시 희박하다는 절망적 얘기가 많더군요. 그럼에도 통합의 꿈을 지닌 제가 너무 순진하다는 말도 들었고요. 기존 진보정당의 통합은 바람직하지 않고 가능성도 낮기에 새로운 정치조직을 만들어보자는 논의에도 끼여 봤습니다. 그러나 이념과 체제가 크게 다르고 3년간 큰 전쟁까지 치른 남북 간 통일운동을 벌이는 터에, 비슷한 이념으로 뭉쳤다가 자리와 정책 때문에 싸우고 헤어진 진보정당끼리의 통합조차 추진하지 못하겠느냐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선거에서의 연대를 통한 통합이 쉽고 자연스럽겠지만 대선과 지방선거는 지나갔고, 총선은 2년이나 기다려야 합니다. 현재 정의당과 진보당 지도자들이 상대 당에 대한 적대감이나 원한을 풀기 어렵다면 과거 진보정당을 이끌었던 원로(元老)들에게 중재를 부탁해봐야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양당 세력의 차이가 커서 통합이 어렵다면 진보당이 노동당과 녹색당 등 다른 군소 진보정당들과 1차 통합을 이룬 뒤 정의당과 2차 통합을 이루는 과정도 그려봅니다. 다양한 진보정당들이 통합하되 자신의 특색을 지키려면 크게 ‘사회민주주의’ 틀 안에서 통일, 환경, 노동, 농민, 빈민, 여성, 청년, 기본소득 등의 분과나 위원회를 만들면 되겠지요.
참고로, 우리 사회에서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오해나 거부감이 이젠 크게 줄어든 것 같습니다. 과거엔 강연하면서 남과 북이 ‘복지’ 국가로 통일하자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사회민주주의’ 국가로 통일하자면 놀라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똑같은 건데요. ‘사회’라는 말 때문에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사촌쯤으로 생각한 거죠. 족보를 따지면 사회민주주의가 자본주의 사촌인데 말이죠. 세계 최고최대 반공국가 미국에서 2016년과 2020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던 무소속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Bernie Sanders)가 사회민주주의를 내세우며 진보적 공약으로 돌풍을 일으키는 바람에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호감이 늘기도 했을 테고요.
제가 진보당원 됐다는 지난달 글에 해외동포의 지지도 적지 않았는데, 진보당과 북녘 사회민주당의 자매결연을 주선해주겠다는 원로가 계시더군요. 진보정당들이 통합하면 즉각 부탁드리렵니다. 이와 아울러 통합이 이루어지면 진보정당의 분열에 허탈해 정당과 멀어졌던 진보주의자들이 다시 모여들어 극우 국힘당, 보수 민주당, 진보 통합당의 다당제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제 꿈이 아름답고 바람직하다면 될수록 빨리 실현될 수 있도록 좋은 조언과 제언 많이 주시겠어요?
감사와 사랑으로 이재봉 드림.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이재봉의 평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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