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요 그럼요.바보 산초를 데리고 비쩍마른 말 로시난테에 올라타 풍차를 공격하는 돈키호테말이죠?양떼를 백만대군으로 착각하여 ‘무찌르자 오랑케 몇천만이냐!’ 필마단기로 달려들기도 했지요.목동들에게 흠씬 몰매를 얻어맞아 만신창이가 됐지만.중세 암흑시대를 고발한 바보소설이지요”
“3년된 서당개처럼 청산유수로 풍월을 늘어놓는걸 보니 만화로 동키호테를 읽은것 같소.2천페이지짜리 완본판을 번역한 돈키호테를 읽으면 너무 방대하여 내용을 제대로 알수가 없을텐데”
“와우!2천페이지짜리 돈키호테가 있어요? 나는 초등학교때 코주부 김용환의 만화돈키호테를 읽었지요.”
이제까지 만나본 사람중에 돈키호테 모르는 이가 없었다.안 읽어도 다 아는게 돈키호테다.돈키호테 읽었다는 사람치고 제대로 읽은사람 보질 못했다.대부분 만화나 동화로 읽었기 때문이다.
나도 금년초에야 제대로 된 돈키호테를 읽었다.만화 돈키호테이후 65년만이다.5년전 뉴욕 플러싱서점에 들려보니 번쩍번쩍 9백쪽짜리 돈키호테가 눈에 뜨였다.서평이 최상급이다.
‘외대총장 박철박사가 스페인어에서 직역한 한국최초의 완역판 돈키호테’
“이제껏 나온 작품중 한권을 고르라면 나는 돈키호테다”-또스트에프스키.
“나는 매년 한번씩 돈키호테를 읽는다.문학의 바이블이니까”-와그너.
“돈키호테를 읽지 않고는 유럽역사를 이해할수 없다”-엘리옽.
오!돈키호테.만화와 동화로 읽어도 재미있는 동키호테.오리지널 완역판은 얼마나 흥미진진 할까?
사자마자 읽어 내려갔다.그런데 읽기가 힘들었다.재미가 없다.한페이지도 지루한데 900페이지를 어떻게 읽지? 그래,성경처럼 읽자.내가 신약성경을 하루에 독파(讀破)해 버린적도 있지 않은가? 그랬더니 20일만에 완독(完讀).신기하여라.다 읽고 나서야 감동이 모락모락 생겨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이런게 좋은책이라구나.그런데 반만 읽은 셈이었다.아직 9백쪽짜리 하권이 또 있기때문이다.
옆 동내에 은퇴부부가 이사 왔다.남자 이름이 박상규.집에 가보니 서재에 “박철의 돈키호테 상하권”이 꽃혀있지 않은가!
“박철이 제 동생입니다“
돈키호테를 만난듯 반가웠다.하권을 빌려다가 5일만에 읽어버렸다.상하권을 읽고 나니 돈키호테를 좀 알겠다.상권은 돈키호테편 하권은 산초편이라 할만하다.
상권-라만차에 몸이 비쩍마른 키하노라는 가난한 귀족이 있었다.지금은 제도가 사라졌지만 1세기전에 편력기사(순례기사)가 인기였다. 기사도 책을 탐독하던 그는 망상에 빠져 스스로 편력기사가 되기로 한다.이름을 돈키호테로 바꾸고 자기보다 더 비쩍마른 애마 로시난테의 등에 올라 창을 높이 쳐들었다.바보 농사꾼 산초를 판사로 임명한다.법관판사가 아니라 주인을 졸랑졸랑 따라다니며 수종드는 몸종을 판사라 불렀다 땅딸보 산초는 당나귀를 타고 허둥지둥 따랐다.
부녀자 아가씨 병자를 구하고 악당들에게 사로잡힌 공주님을 구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망신만 당한다.만신창이가 되어 고향으로 회군한다.여기까지가 만화나 동화로 나온 상권내용이다
하권-푹 쉬고 무장을 재정비한 돈키호테가 다시 출정하면서 하권이 시작된다.상권과 정반대다.돈키호테가 상권에서 벌린 무용담을 소설가가 “돈키호테‘라는 이름으로 출판했다.머리가 살짝 돌아버린 돈키호테와 바보산초가 벌리는 기행담은 너무나 재미 있었다.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돈키호테와 산초는 가는곳마다 스타대접을 받는다.고향에 있는 친구인 신부 이발사 교사는 돈키호테가 제 정신으로 돌아오도록 원격조정을 한다.
하권에서는 산초판사가 주연처럼 보인다.일자무식이지만 주어들은 속담실력으로 듣는 귀들을 사로잡는다.바로셀로나로 가는길에 돈많은 공작부부를 만난다.책을 읽어 다 알고있는 공작은 모른체하고 진짜기사처럼 융숭하게 대접한다.산초에게는 돈키호테가 주겠다고 약속한 섬나라를 떼어준다.하루아침에 총독이된 산초가 솔로몬의 지혜로 섬을 통치하여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배를 골게 만든다.굶어죽게 되자 산초는 배불리 먹을수 있는 몸종(판사)으로 복귀시켜 달라고 애걸한다.
몸이 쇠약해진 돈키호테가 고향 라만차로 돌아왔다.병상에 누워 편력기사 세월을 회고한다.자기의 정신상태가 잘못됐다는걸 깨닫자 입술에는 웃음이 눈에는 눈물이 감돈다.임종을 지키는 세친구들도 눈물을 흘린다.책을 다 읽은 나도 눈물이 난다.죽음의 세계로 순례(편력)의 길을 떠나는 돈키호테의 마지막 모습이 아름답다.
“라만차의 돈키호테여,당신은 영원한 기사입니다.”
돈키호테는 소설이다.견강부회(牽强附會)나 아전인수(我田引水) 억지로 끌어다가 맞춰 해설할 필요는 없다.돈키호테를 읽어라.젊은이가 동키호테처럼 살면 안된다.그러나 우리곁에 돈키호테가 있어야 한다.그래야 세상에 웃음이 눈물이 살맛이 용기가 생기니까.
한국에도 돈키호테가 있다.평양을 방문한 시인고은이 김일성동상에 절하자 빨갱이라고 욕하는걸 보고 나는 반가웠다. 아!한국에도 돈키호테가 있구나.최영미시인이 고은의 아랫도리 퍼포먼스를 미투(Me Too)로 고발하는걸 보고 아!역시 고은은 돈키호테야.
70년전인가 변영노 오상순 염상섭 백관우가 삼각산에서 말술에 대취하자 홀라당 발가벗었다.나체춤을 추고 홍당불알로 하산하는데 길가에 매어있는 소들을 본다. 홀당 벗은 알몸으로 소등에 올라타고 시내로 진군.풍기문란 단속경찰도 구경꾼 아줌마도 Me Too가 아니었다.
“와 나폴레옹의 파리개선문 입성보다 멋지다”
고은의 대선배들이다. 청년 고은태는 시심을 다듬으려고 중이 된다.10년공부 나무아비타불인걸 발견하고는 세상으로 내려와 못된짓을 탐닉한다.스스로 장주네가 되겠다고 성고은(聖高銀)으로 개명한다,창녀의 아들로 태어나 간음 도둑질 강도 감옥 가난 병을 통하여 맑은 시심을 개발한 장주네를 프랑스사람들은 성주네(세인트주네)라고 부른다. 고은이 그식이다. 육신을 망나니와 시궁창에 내던저서 맑은 시꽃을 퍼내고 있다. 그런데 시인 최영미가 고은을 주정뱅이 성추행자(Me Too)로 고발했다.고은답게 이참에 더 고생 더 능욕을 당하여 노벨문학상수준으로 빼어났으면 좋겠다. 고은의 단시 하나.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본 그꽃“
돈키호테를 읽어 보셨나요? 신구약성경 통독했으면 완역 돈키호테도 한번 읽어보십시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등촌의 사랑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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