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世上)을 집어삼킬
듯이 쏟아지던 스콜이 지나가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감쪽같은 맑은 하늘이 태연하게 세상을 감싸는데, 가끔은 비에 잠긴 세상에게 미안함을 전하려는지, 칠색(七色) 영롱(玲瓏)한 무지개를
살며시 보내주곤 합니다.
한국에서 지냈던 사십여 년간, 꼬맹이 무렵에 손에 꼽을 만큼만 무지개를 볼 수 있었는데, 프놈펜에서는
우기가 되면 드물지 않게 보곤 합니다. 대기오염(大氣汚染)이 심하지
않고 미세(微細) 먼지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훗날, 이
크메르 땅, 그 자욱한 흙먼지가 사라지면, 여신(女神) 이리스(Iris)는 아이들의 동화책 속에 갇히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요?